개발자들이 모두 앱등이냐고? 쿠키가 9%를 고집하게된 이유

바야흐로 ‘모바일 먼저’의 시대다. 국내 모바일 페너트레이션이 60%를 넘어 70%를 보고 있는 상황에, 이제 앱이 왜 필요한가요?는 그냥 혼나는 질문에 해당한다. 그래서 우리 팀에서 Cooki 의 모바일 앱을 만들자고 했을 때 던졌던 질문은 어느 OS부터 가나요? 부터였다.

당시에 내린 답은 ‘모르겠다, 함께 고민해보자’였고 우린 열심히 공부를 했다. 그리고 2개월 뒤, 소셜 큐레이션 매거진 ‘쿠키’는 앱스토어에 첫 데뷰를 했다. 이번 글은 왜 우리가 2,700만 안드로이드 사용자 대신 270만 국내 iOS 사용자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기로 결정했으며 그 사이에 있었던 배경되는 고민들을 좀 정리하여 공유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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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스마트폰의 경우 90%가 안드로이드 OS기반으로,
조사 국가중 가장 높다라는 icrossing 분석 자료.

서비스 개발사로써 사용하게될 유저 퍼소나에 대한 고민이 가장 먼저였는데, 국내 iOS/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은 극적으로 다른 퍼소나를 갖고 있었다:

1) 누가 사용하는가?

소셜에 친숙하고, 모바일로 콘텐트를 소비하는데에 익숙한 20-30대는 iOS, 반대로 10대와 4-50대는 안드로이드 진영에 분포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실 어떤 서비스이던지 20-30는 매우 매력적인 데모이긴 하다. 쿠키 역시 초반 물관리를 위해 젊은 지성인 층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2) 왜 스마트폰을 구매하는가? 어떤 목적으로 활용하는가?

iOS 사용자는 App 활용도와 디자인을, Android 사용자는 단말기 가격과 요금제을 중시한다는 조사자료. 아직 모바일 앱의 경험에 익숙치 않고, 스토어 계정을 만드는 것부터 교육해야하는 사용자들은 일단 제외 대상이었다.

3) 새로운 앱을 발견하는데 적극적인가? 가치를 느낄경우 지갑을 여는가?

특히 탐험적으로 새로운 앱을 찾고, 설치해보는 것에 비교적 더 적극적인 iOS 사용자들이 트랙레코드 없이 새로운 서비스 개념을 들고 데뷰하는 우리 입장에서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또한 유료앱 구매 경험이 많고, 소프트웨어에 지갑을 더 잘 여는 iOS의 유저야 말로, ‘가치 있는 콘텐트에, 칩(가상화폐)을 던져 창작자를 후원한다’는 비전을 가진 쿠키 서비스의 초기 유저로써 알맞는 퍼소나라고 생각했다.

이밖에도 자원이 한정적인 스타트업 개발사로써의 고민도 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개발 속도와 유지보수 문제, 어느 기기까지 지원할 것이며 어떤 OS버전까지 지원 할 것인지. 웹버전을 병행해야하는 서비스로써 확실한 니즈가 파악 안된 앱을 파편화되어있기로 유명한 안드로이드 OS에 출시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컸다.

안드로이드의 파편화 문제를 보여주는 좋은 예, 기기별 화면 사이즈.
진한 색일 수록 많이 사용되는 화면 사이즈.

마지막으로 고민했던 부분은 실험으로써 적합한 플랫폼인가?라는 질문이었다. 사실 리뷰되는 속도, 즉 주어진 시간에 빌드를 잦게 릴리즈하고 시장 반응을 확인하여 실험 사이클을 돌아볼 수 있는 마켓은 구글 플레이였으나 위에 나열한 이유들 때문에라도 iOS를 결국 선택하게 되었는데, 내부에서는 그냥 쿨하게  오히려 시장 점유율 10% 미만의 소수 유저에게 테스트를 해볼 수 있다라는 말도 안되는 패기를 부리기도 (..)

결과는 아직 성공적인 런칭을 확단 할 수 있을 시기는 아니지만, 앱스토어 첫 날 쿠키는 뉴스 카테고리에서 강자 플립보드를 누르며 1위를 탈환했고, 하루 칩(가상화폐) 전송량에서는 사용자 1명 당 0.87칩(1칩은 약 100원의 화폐가치를 갖고 있다)을 다른 콘텐트에 지불하는 등 감사한 안착률을 보이고 있다.

마치며:

앱등이들은 아직 건재하다. 이들은 여전히 얼리어답터이고, 유행을 찾고 만들어내며, 자신이 사랑하는 브랜드를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여는 낭만인들이다. 오랫동안 미뤄져왔던 아이폰5의 출시와 더불어 오히려 국내에서 앱스토어 플랫폼은 기피의 대상이 아닌 새로운 BM을 통한 프리미엄 마켓으로 공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쿠키는 안드로이드로도 나온다.

자료 출처: 닐슨 코리아, incrossing,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마케팅 인사이트, 모비즌 블로그

개발자들이 모두 앱등이냐고? 쿠키가 9%를 고집하게된 이유

개발자들이 모두 앱등이냐고? 쿠키가 9%를 고집하게된 이유”에 대한 7개의 생각

  1.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안드로이드 층은 얼마전 chitaka의 리포트에서도 보여졌듯 대개의 이용자들이 종전의 피쳐폰 대용으로 이용하고 있어서 실질적 타겟층으로 산정하기엔 무리가 있고 안드로이드 플랫폼 자체가 가지는 기기파편화로 유자보수가 어려운 점등을 생각 하면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판단됩니다. 쿠키의 앞날 무궁한 발전 있으시길 기원해요.

  2. 마크댓글:

    그런 상황에서의 양자 택일로는
    iOS를 선택하신게 확실히 옳은 결정이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좋은 결과 맞이하시길 ^^

  3. 앱 개발자는 말씀하신 이유로 앱등이가 될 확률이 많습니다. 하지만 C++개발자는 안드로이드빠가 될 확률이 많습니다. 저는 뼈속까지 시스템 개발자인데, 안드로이드 소스를 보면서 굉장히 많은 것들을 배웠죠. 맥북에 우분투깔아쓰면서 회사에서는 왜 맥북을 사줬을까 데탑이나 좋은거 사주지라는 생각을 했었죠.

  4. 조심스럽게 남기지만, 위 분석은 시장분석으로서는 굉장히 잘못되었습니다.
    1. iOS가 20대 30대에 몰려있고 안드로이드는 40대 50대에 더 많은 비율 차지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피쳐본 기능만 지원되면 만족하는 40대 50대는 가격이 싼 안드로이드폰에 몰릴 수 밖에 없는 것 뿐입니다.
    그러다보니 안드로이드는 분포가 저렇게 나오는 것이구요.

    위 그래프를 제대로 나타내려면 20대만 비교했을때 시장 규모의 크기는 iOS가 44일 때 안드로이드가 31.2가 아니라 사용자 규모를 고려하여 312라고 계산해야 맞습니다.

    즉 20대 자체만 봐도 안드로이드가 “8배 정도 큰 시장”이라 할 수 있죠.

    2. 마찬가지로, 밑에 두 그래프도 22대 110으로 안드로이드가 훨씬 매일 방문자 수가 많으며 유료앱 구매 건수도 53대 290으로 안드로이드진영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한마디로 제시한 모든 그래프는 안드로이드에 먼저 진출해야할 이유를 보여주고 있는 그래프라 할 수 있죠.

    1000중에 10%를 차지할지 100중에 20%를 차지하는 것이 좋은지 하고자하는 바에 따라 다르겠지만, 합리적인 기업은 전자를 선택하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5. 시장은 고객이 있을때만 시장으로서 의미와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점유율과 시장규모를 혼동하지 마세요. 출하량과 판매량이 다르듯 점유율과 시장규모도 다른 것입니다.

    시장의 규모 = 점유율 공식이 성립하는 것은 반 강제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가능한 광고기반 모델에서만이며, 사용자의 취향과 선택이 중요한 직판 모델에서는 점유율을 시장규모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 점유율이 8배정도 차이가 난다 할지라도 위에서 예를 든 사용자 성향의 비율들 (품질/가격민감도, 시도율, 구매율)을 다 종합하면 그 차이는 2배라고 하기도 힘들어질 것입니다. 거기에, 제작/유지 비용이 파편화 정도에 비례하는 것을 생각했을 때, 소규모 제작사가 적절한 품질과 비용으로 처음 베팅을 하는 데에는 안드로이드가 iOS를 넘어설 수 없습니다.

    1. 흥미로운 논의가 진행됐군요.

      @eonilc 님 글을 보고 시장 규모를 한번 따져봤어요. 직접 계산해 보니 @eonilc 님의 추정과는 다른 결론이 나와서 적어봅니다.

      위 분석에서 바탕으로 사용한 것은 마케팅인사이트에서 지난해 7월 실시한 시장 조사입니다. 그래서 저도 같은 자료로 분석을 해봤어요. (원 리포트는 아래 링크 참조)

      이 샘플은 당시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듯 보입니다. 전체 샘플 수 5570에서 아이폰은 1167로 조사됐어요. 당시 추정 아이폰 점유율인 20%에 근접하는 숫자죠. 이를 바탕으로 이 조사가 당시 시장 상황을 잘 반영한다고 가정하고 논지를 펼쳐볼게요.

      표가 그래픽으로 된 관계로 (게을러서) 안드로이드는 상위 5개사인 삼성, LG, 팬택, 모토로라, HTC만 더했습니다. 4142 샘플이네요. 일주일에 1회 이상 마켓을 사용하는 ‘트렌드에 민감한 사용자’ 층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이런 분들이 새로운 것을 시도할 테니까요.

      이 비율을 각 회사 별 사용자 수에 곱하면, 각 회사 별 ‘트렌드에 민감한 사용자’의 수가 나오겠지요. 안드로이드 상위 5개사에 대입해보니 사용자 샘플의 절반 남짓인 2043명이 되네요. 같은 수식을 아이폰 사용자에 대입해봤습니다. 863명이군요. 일단 시도율 면에 있어서는 아이폰이 20%를 점유하던 지난해에도 2배 넘게 차이가 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약 사용자 특성이 변화하지 않았다고 가정하고, 여기에 지금의 점유율을 대입하면 안드로이드 사용자 중 ‘트렌드에 민감한 사용자’ 수는 아이폰의 그것에 비해 4배 이상 많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사용자 특성도 바뀌었을 수 있습니다. 그럼 이 가정은 무의미하겠지요. 하지만 사용자 특성 역시 격차가 되려 줄어들었으리라 추정합니다. 사람들이 점점 더 스마트폰에 익숙해지고 있으니까요. )

      제가 주목한 것은 같은 자료의 표4입니다. 이걸 왜 뉴스 앱인 CUKI를 만들 때 분석하지 않았을까 싶은 자료입니다.

      아이폰 사용자들이 전체적으로 앱 사용량이 많죠. 확실히 아이폰 사용자들이 활발하게 앱을 활용하는 걸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뉴스’ 항목을 볼까요. 아이폰 사용자는 59%네요, 삼성폰 사용자는 51%입니다. 다른 안드로이드 기종 사용자도 다 비슷합니다. 모집단의 큰 차이를 극복할 만한 비율 차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제시된 자료를 바탕으로 결론을 내려보자면데, 원문의 그래프는 모두 Taeyoung Park 님의 댓글대로 “안드로이드로 먼저 출시해야 한다”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물론 파편화 문제는 큰 걸림돌이지요. 하지만,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이 말하는 가장 큰 파편화 문제는 카메라 등 하드웨어 제어에서 나옵니다. 다양한 스크린 사이즈는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니라고 합니다. 이런 저런 사이즈가 있다고 해도, 국내에 정식 출시된 단말기에서 쓰는 사이즈는 5개 남짓 밖에 안 되거든요.

      링크
      http://www.mktinsight.co.kr/sub.asp?tcode=t4&code=pr5_view&id=pr5&mode=view&idx=1315&pag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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